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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6-24 08:29

“지방에서 돈벌어 서울로?” 오해 푸는 서울 ‘넥스트 로컬’ …식품 업종 편중은 아쉬워

글쓴이 : 행복이 (115.♡.222.248)

정지솔씨(34)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서울 을지로에서 초상 사진관을 운영했다. 손님은 없고 앞길이 막막하던 때 우연히 서울 청년의 지역 창업을 돕는 서울시 사업을 접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제주도 한림읍에서 ‘머들’(돌무더기를 뜻하는 제주 방언)을 활용한 크레용을 만드는 등 제주의 자연을 모티브로 하는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정씨는 지역에서 일한다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했지만,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정씨가 참여한 사업은 서울시의 ‘넥스트로컬’이다. 만 19~39세 창업가들을 선발해 서울시와 연계된 지역 총 19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으로 2019년 시작해 올해 6기를 인스타 좋아요 늘리기 맞았다.
청년 창업과 지역 일자리 확대를 위한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의 사업 유지 비율이 80%를 넘겨 높은 편이다. 다만, 창업 업종이 대개 식품에 쏠려 있어 지역의 다양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업종을 다각화 할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넥스트로컬 1~5기 사업에 참여해 사업화에 성공한 팀은 모두 195팀이다.
업종 별로 나누면 식품 관련 창업이 76팀(39%)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품·굿즈(35팀), 콘텐츠 등 문화 관련(29팀), 기술 및 IT(26팀), 관광(16팀), 공간 사업(13팀) 순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선발된 24개팀의 75% 이상(18팀)이 식품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식품 사업의 경우 소자본으로 접근하기 쉽다. 그간 지역 홍보가 특산물에 치중되는 등 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각 지역의 콘텐츠가 제한적인 것도 식품업 편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식품 사업이 지원도 많고 지속률도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자체에선 지역 부가가치를 생성할 다양한 사업을 원해 올해는 관광·문화 등 여러 업종을 뽑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업 지속률은 높은 편이다. 전체 195팀 중 165팀(84.6%)이 아직도 영업 중이다. 1기 42개팀 중 30팀, 2기 46팀 중 40팀이 현재까지 사업을 운영 중이다.
지역 사업이 쉬운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건축사로 활동하던 구자원씨(37)는 3기 사업에 참여해 현재 경북 문경에서 문화공간 및 숙박 사업을 운영 중이다. 지역 색을 살리기 위해 문경에서 활동하는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을 공간에 전시해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아내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생활 기반이 서울에 있다보니 구씨가 문경에 완전히 정착한 것은 아니다. 구씨는 처음엔 ‘지방에서 돈 벌어서 서울에서 다른 것 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며 진심으로 대하니 지금은 오해가 풀리긴 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완전한 정착이 아니어도 젊은 층이 지역에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넥스트로컬 사업에 참여 중인 경북 영주시 관계자는 영주가 1차 산업 기반이고 주민 나이대도 높아 보수적인 도시다. 농사를 지어 1차 원물을 공판장에 납품하고 사과도 잼이나 주스 정도 만들면 최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업을 통해 젊은 분들이 유입돼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효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